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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가. 날 미치게 만들어 놓고."

심장조차 얼어 있을 것 같은 남자, 서지혁.
그가 유일하게 사랑하는 그녀, 윤아린.

그녀는 결혼식 전날 신부의 계단에서 굴러떨어졌다.
자신의 부케를 손에 꼭 쥔 채.

그리고 찾아온 5년의 시간.

운명은 다시 그녀를 지혁 앞에 데려다 놓았다.
5년 전 바로 그 자리. 같은 사고를 당한 채로.
그녀의 머리를 적시던 피, 공중에 흩날리던 꽃잎들.

"이제 하늘로 가는거예요?"

며칠 뒤 눈을 뜬 그녀는 그를 기억하지 못한 채 자신을 데려갈 저승사자로 생각한다. 예쁜 꽃을 든 나만의 저승사자.

"날 기억하지 않아도 돼. 내 옆에만 있어."

다시 뜨거워진 심장은 미칠 듯 그녀를 파고든다.

서로를 구원하기 위해. 꽃잎에 서서히 물들여진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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