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소설][펌] -ROSE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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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소설][펌] -ROSE (단편)

8 갱킹 0 3,313 2020.04.21 17:11

끼이익 끼이익

발을 내딛을 때마다, 오래된 나무 바닥에서 으스스한 소리가 흘러 나온다.


'R W B'


창고 가장 오른쪽 서랍에, 이 세가지 알파뱃이 쓰여 있는 수납함이 보였다.

...... 이건가.


"찾았다.."


숨이 막힐 듯한 두려움이 올라온다. 열어선 안될 것 같다. 마치 판도라의 상자처럼.

호흡을 한번 고르고, 나무 선반의 문을 열어 재꼈다.

진득 진득한 시뻘건 액체가 담긴 유리 병이 보인다.


....정말로 있었던 것인가.


그리고 그 액체 속에 담긴 작지만 길다란 물체가 눈에 들어온다. 누르스름한 빛깔..

'손가락..'


--------------------------------------------------------------------



"하~암."


모든게 따스롭게 느껴지는 봄날이다. 따뜻한 봄의 내음과 함께, 향기로운 과일 향이

내 코를 자극한다. 이곳은 도심과는 꽤나 거리가 있는 시골인지라, 봄의 달콤함이 더

욱 진하게 느껴진다.


나는 따사로운 햇빛 아래서 여느 때와 같이 딸기 재배를 하고 있었다. 봄은 딸기의 수

확 철. 잘 익은 빨간 알맹이들이 햇빛을 반사해대며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이 딸기

재배는 나의 직업이다. 그러나 동시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가생활이기도 하다. 부드

러운 햇살과 상큼한 과일 향기. 그 포근함에 젖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계속해서 딸기

를 땄다.



꼬르륵..



'조금 쉬었다 해야겠군.'


쉬지 않고 계속 딸기를 재배하다 보니 허기가 졌다. 따놓은 딸기 몇 개를 그릇에 담

아 입에 집어 넣었다. 입안 가득 밀려오는 이 상큼함..


그때였다.


"저.. 저기요!"


'...?'


여성의 목소리. 목소리가 나는 곳을 쳐다보니 내 또래 정도의 여자아이가 큰 바구니

를 짊어 지고 다가오고 있었다.


"아.. 저 말입니까?"


당황해서 소리쳤다.


"네.. 잠시만요.. 헉 헉."

뭐가 그리 바쁜지 내가 있는 언덕을 뛰어 올랐다. 큰 일이라도 있는걸까?

그녀가 언덕을 올라 내가 있는 곳 앞까지 도달했다. 힘이 드는지 가뿐 숨을 몰아 쉰

다. 바구니를 주섬 주섬 뒤지더니 무언가 꺼내며 비장하게 말을 한다.


"그.. 그냥 딸기만 먹으면 맛이 없어요! 이걸 사서 뿌려 먹는게 어때요?"


무언가 하고 보았더니, 꿀이었다. 이상한 아이.. 그러나 아름다웠다. 도시에서 우리

마을에 새로 이사 왔다는 애가 이 아인가.


긴 생머리에 작고 왜소한 채구. 여리여리한 눈에 빠알간 입술. 분을 온통 칠한듯이 새

하얀 피부. 도시에서 온 아이라 그런지 생소했다. 음.. 그녀에 대한 첫 인상을 말하자

면.. 한 마리의 귀여운 '아기 새' 같았다고나 할까.


발품을 해서 직접 사람들을 찾아다니는 것을 보면 벌이가 시원찮은 모양이다.


"흠.. 알았어요 사죠."


"아 정말요? 감사합니다."


매우 기뻐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흐뭇했다. 웃는 모습 또한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

다. 이대로 그냥 보내긴.. 아깝다.


"대신 조건이 있어요"


"네..? 뭔데요? 정찰제라서 가격을 깎거나 할 수는 없어요.."


"그런게 아니라, 저랑 딸기좀 같이 먹다 가요."


그녀는 잠시 망설이는 눈치였다. 그러나 이내 밝게 웃으며 대답 했다.


"네!"


이렇게 쉽게 승낙 할 줄이야.. 붙임성이 좋은 건지, 아니면 그냥 단순한 건지 모르겠

다. 그러나 그건 중요치 않았다.


"앉으세요. 반가워요 제 이름은 신우에요. 류신우."


우리 둘은 함께 꿀에 딸기를 찍어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입안을 감도는 그 달콤하

고 새콤한 향기가, 나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하였다.


그녀의 이름은 이소연. 우리 마을에 새로 이사와 양봉업(꿀을 생산하는 일)을 하고 있

다고 한다. 시골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적응이 힘들고, 꿀을 사는 사람이

없어 직접 돌아다니면서 파는 중이라고 했다. 우리 마을은 양봉업을 하는 사람이 없

어, 꿀 장사가 잘 될텐데.. 새로 온 사람이라 마을 사람들이 아직은 어려워 하는 모양

이다. 그렇게 잠시 동안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 후, 우린 서로 번호를 교환하고 헤

어졌다.


그 후로 난 그녀에게 계속해서 연락을 취했고, 언제부턴가는 그녀와 만나 함께 보내

는 시간이 많아졌다. 난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에 대한 나의 마음이 커져감을 느꼈다.

작은 새와 같이 아름다운 자태에 고운 마음씨 까지. 아아, 달콤하다. 정말 '꿀'의 영

어 뜻과 같이, 나에게 있어서는 Honey(사랑스런 사람)로 다가왔다. 그녀도 나를 좋아

하는 것 같다. 망설일 것 없다. 그녀에게 고백하기로 마음먹었다.


어떤 식으로 고백을 해야 할까.


'그녀와 만나서 직접 얘기를 할까? 아니야 너무 부끄러워.. 그렇다면 전화로? 아니.. 그 방법은 너무 성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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