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소설][펌] 검은 원피스의 여인(중-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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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소설][펌] 검은 원피스의 여인(중-II)

8 갱킹 0 3,179 2020.04.24 16:29

이제 모두 끝난 것 같다.
경식이에게는 허튼 짓 말고 한동안 공부만 하라고
몇 번이나 주의를 주고, 우리는 헤어 졌다.
아직 가지고 있을 그 여자의 금 부치는 어떻게 처분하든 상관치 않으련다.
몸도 피곤하고, 정신적으로 너무 지쳐있었다.
집에 가서 한동안 푹 쉬고 싶었다.
이후에 직장이나 다시 알아 봐야 했다.

태워준다는 경식이를 마다하고, 택시를 타고 집에 왔다.
버릇처럼 TV를 켜고, 냉장고 물을 꺼내 벌컥벌컥 들이킨 후
TV 시청에 전념하였다.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고, 잡념도 날려버리고 싶었다.

언제 잠들었을까 TV 방송은 모두 종료되어 “치...치...치...”
소리를 내며 아우성을 치고 있었고
형광등도 그대로 켜져 있었다.
수도꼭지 물은 덜 잠궜는지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똑...똑...똑...” 일정하게 귀를 시끄럽게 하고 있었다.

몸을 일으키기가 엄청나게 귀찮았지만 TV를 끄고
거실을 지나 세면장으로 나갔다.
세숫대야로 한 방울씩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귀에 거슬렸다.
수도꼭지를 힘주어 잠그고 물이 또 떨어지는지 잠시 기다렸다가 이내
방으로 들어와 형광등을 끄고 다시 몸을 뉘었다.
시계를 보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아직 한밤인 것 같았다.
잠시 누워 이리저리 잠이 들기를 기다리며 몸을 뒤척였다.

“똑...똑...똑...”
“아..이런 썅...귀찮게스리!!!”
수도꼭지가 말썽인가보다. 힘줘서 잠근 것 같은데도
물방울이 떨어진다. 평소 때라면 무시해도 될법한데..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못 참을 것 같다.
다시 자리를 박차고 벌떡 일어나
세면장으로 나가 수도꼭지를 있는 힘껏 잠그고
물이 또 덜어지기를 기다렸다.

다행이 이번에는 조금 오래 기다렸지만
물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았다.
다시 방으로 들어와서 누워서 잠을 청했다.
잠이 쉽사리 들지 않는다.
잡생각이 몰려올 것 같다.
눈을 감고 빨리 잠이 들기 위해 숫자도 새어본다.

어느 순간... 창이 열렸는지 새벽 찬바람이 스며드는 것처럼
스산한 기운이 맴돌았다.
이불을 끌어올려 몸을 움크리고 옆으로 돌아 누었다.
제법 차가운 바람이 불어 들어왔지만
또다시 일어나 창문을 닫기는 싫다.

“똑... 똑... 똑...”
‘젠장... 정말 안 도와주네...’ 짜증이 한껏 났다.
찬 바람은 참을 수 있어도 물소리는 못 참겠다.
“똑!!!...똑!!!....똑!!!....똑!!!...”
그런데 갑자기 이상하게도 이번에 떨어지는 물소리는 머리를 울린다.
찬바람도 더 불어와 코끝이 시리다.
난 갑자기 소름이 쫙 끼쳤다.
눈을 뜰 수 없었다. 눈 뜨기가 겁이 났다.
웅크린 자세로 옆으로 돌아 누운 내 앞에 뭔가가 있는 것 같다.
뭔가가 나를 찌르듯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뭔가 내 앞에 있다는 것을 눈치챔과 동시에
내 앞에 어떤 것이 입김을 불어내듯 찬바람을 내 얼굴로 불어낸다.
“흐....으......으....으....”
“뚝!!!!....뚝!!!!.....뚝!!!!....뚝!!!!....”
더불어 물 떨어 지는 소리도 더욱 커졌다.

나는 나도 모르게 감은 눈이 파르르 떨렸다.
내 앞의 존재에게 겁을 먹은 나는 그 존재를 확인해야 했다.
다행이 아무것도 없기를 간절히 바라는 심정으로
눈을 떠 앞을 확인해야 했다.
난 한 순간 눈을 확 떴다.

“허..헉..!!!!” 다행이다. 다행이 아무것도 없다.
내가 너무 예민해졌나 보다.
“휴....우”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정면으로 돌아눕는 순간
“헉...!!....으...윽....윽!!”
나도 모르게 공포의 신음이 흘러나왔다.

내 눈앞에는 썩은 진물을 흘리고 있는 아기시체가
내 눈 바로 앞에서 나와 나란히 누운 채로 나를 보고 있었다.
가위눌려 몸을 못 움직이듯이 눈을 돌릴 수도 몸을 움직일 수도 없었다.
흐믈흐믈한 얼굴 피부에서 떨어지는 썩은 진액이 내 얼굴에 떨어진다.
“뚝....!! 뚝....!! 뚝....!! 뚝....!!”
그 진액이 내 머리를 뚫고 들어오듯
떨어지는 물 소리가 머리를 파고 들었다.

너무나 무섭고 오한이 들어 온몸은 식은 땀 범벅이 되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눈물마저 흘러내렸다.

그런 상태로 얼마나 흘렀는지...
“아응!!!...아응!!!....아으응...!!!”
아기 울음소리가 귓속을 파고 들었고
갑자기 참을 수 없을 만큼 가슴을 쥐어 짜는 고통을 느껴야 했다.
누군가가 내 심장을 파내려 가슴을 강하게 움켜지는 것 같았다.
“으으윽으....으흐흐흑윽윽윽..” 고통의 신음이 내 입을 비집고 나왔다.
고개를 내려 아래를 확인 할 수도 없었다.
너무나 고통이 심해 까무러칠 정도였다.

‘이 무슨 악연인가’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
애초 그 여인의 차에 오르지 말았어야 했다’
‘아니... 그 식당에서 그 여인에게 관심조차 주지 말았어야 했다.’
‘이게 어찌 나에게만 원한을 가질 만한 일인가...
애초 그 여인이 계획했던 일 아닌가..’
끝내 너무 강한 고통에 오기가 생기고, 화가 나기 시작했다.

“흑흑흑흑.....흐흐흐흐 흑흑흑흑....”
이제 여인의 흐느끼는 소리도 같이 들린다.
공포는 직면하게 되면 조금씩 적응되기 마련인데...
고통을 동반해서 인지 전혀 적응되지 않는다.
공포가 극에 달해 내 정신을 갉아 먹는 것 같았다.

그렇게 얼마나 더 시간이 지났을까
멀리서 교회의 타종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타종 소리는 점점 더 선명해 졌다.
새벽 예배 시간을 알리는 타종소리가 찬송가의 음률에 따라 흘러 나왔다.

종소리가 울리자 아기의 모습은 서서히 눈앞에서 사라졌고,
더 이상 물 떨어지는 소리, 아기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가슴을 쥐어짜는 고통도 순간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그제서야 몸이 움직이는 나는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그때 내 가슴 언저리에 앙상하고, 살이 떨어져 너덜너덜한 손이
스르르 사라지는 모습을 보았다.

난 자리에서 급히 일어나 형광등을 켜고,
미친놈처럼 주위를 두리번거리면
다시 뭔가가 나타날까 봐 경계했다.
잠시 후 정신을 가다듬은 나는 급하게 옷을 입고,
아직 컴컴한 새벽이었지만 집 밖을 뛰쳐 나왔다.
더 이상 두려워 집에 들어갈 수 없었다.

그 길로 집 근처 편의점에 들려
[이 게시물은 위벨님에 의해 2021-06-08 16:02:17 커뮤니티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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