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소설][펌] 3vs1 (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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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소설][펌] 3vs1 (4편)

8 갱킹 0 2,894 2020.04.10 18:10



표정에 단호한 뭔가가 서렸다.

"만약 오늘 그 놈 잡으면 희망이 있어요, 칼이라도 들고 있으면 바로 구속입니다"

"그렇군요"

재성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가 물었다.

"근데 작가님은 여기에 무슨일로 오셨나요?"

깜빡 잊고 있던 사실이 떠올랐다.

"혹시 기묘한 골목이라고 아세요?"

"기묘한 골목요?"

"네"그가 잠시 생각에 잠긴다.

"아뇨, 처음 듣는데요"

"세명이 살해 당하고 두명이 자살했다던데.."

"아, 거기 말하는 구나"

그제야 이해한 듯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가까워요, 근데 거긴 왜요?"

"제가 잡지에 글을 싣거든요...이번에 싣게 될 대상이 그 골목이라서요"

"흐음"

그의 표정이 기이한 빛을 띤다.

"거긴 위험해요, 웬만하면 가지 마세요"

"네? 많이 위험한가요?"

"아직 범인도 안 잡혔고, 아무튼 기분 나쁜 곳이예요"

재성이 곤란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꼭 가야 되는데...취재하기로 약속했거든요, 그렇게 안 좋은가요?"

"사실 사건은 육개월도 전에 일어났어요, 거기가 원래 우범지역이거든요. 원래 안 쓰던 골목인데 사건 후에

는 아예 시멘트로 막아놨어요, 못 지나가게 하려구요"

"아, 네.."

"사실 지금도 사람들이 몰래 지나다니긴 해요"

"그런가요?"

"네, 거기가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지름길이거든요"

"저기, 궁금한게 있는데 그럼 희생자들은 어떻게 죽었죠?"

재성이 궁금한 점을 빠트리지 않고 질문했다. 이참에 그곳에 대한 정보를 모조리 얻을 속셈이었던 것이다.

한순경은 귀찮은 기색도 없이 자세하게 답변해 주었다.

"미국 할렘가 아시죠? 거기서는 강도들이 무조건 총부터 들이밀어요. 재수없이 걸리면 몽땅 털리는 거죠,

근데 거기선 불문율이 하나 있어요. 총을 들이밀면 절대로 뒤돌아 봐선 안돼요. 앞으로 쳐다보면서 잽싸게

지갑만 건네줘야 무사할 수 있어요"

"그건 왜죠?"

"자신들의 얼굴을 쳐다보면 바로 총을 쏴버려요, 후환을 대비하는 거죠. 가끔씩 교민들이 멋도 모르고 뒤돌

아보는데 열에 아홉은 시체로 변하죠. 내 돈 뺏아간 놈이 누군지 억울해서라도 쳐다보는데 그러면 얼굴 한

번보고 그냥 골로 가는거죠"

"아.."

"그 골목도 비슷해요, 돈 달라고 했을 때 돈만 주면 되는데, 그러면 돈만 잃으면 그만인데, 꼭 뒤돌아 봤다

가 개죽음 당했죠. 세 명다 그렇게 죽었어요. 근데 정말 가실 거예요?"

"네...잠깐이면 됩니다. 안보고 글을 쓸 순 없거든요"

"언제 갈건데요?"

"일요일날 갈 예정입니다. 다른 날보다 덜 위험하겠죠"

"가실거면 오전에 가세요, 해진 이후엔 무조건 안되고 오후도 위험합니다"

"그럴 생각입니다"

말을 하던 재성의 배에서 갑자기 꼬르륵 소리가 튀어 나왔다.

"배고프신가봐요?"

"네, 저녁을 굶었더니..."

"이거라도 깎아 드세요"

그가 과일쟁반을 내밀었다. 사과 몇 개와 배가 담겨져 있었다. 재성이 과도를 들어 사과를 깎기 시작하자

그가 말없이 지켜본다. 깎은 사과를 먹기 좋게 썰자 한순경이 하나를 집어들었다.

"벌써 열 시네요"

그의 말에 시계를 보자 정말로 열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야기에 집중하다보니 시간이 지나가 있었다. 썰

었던 사과를 먹고 나자 뱃속이 한결 나았다.

"한시쯤이라고 하셨죠?"

"네, 두 번 다 그쯤이었어요"

남은 과일을 모조리 비우자 긴 침묵이 흘렀다.

"검은집 보셨어요?"

시계가 열두시를 넘겼을 때 한순경이 입을 열었다.

"영화 말인가요?"

"아뇨. 기시유스케의 원작소설요"

"물론이죠, 손에 꼽을 만한 작품이예요. 한순경님도 읽어 보셨나요?"

"네, 근데 그 소설에 나오는 사치코 있잖아요. 마음이 없는 사이코패스"

"네, 후우 정말 무서운 여자입니다. 마음이 없으니 그런 짓도 할 수 있겠죠"

"저는 사치코가 예외적인 경우라고 생각해요"

"무슨 말이죠?"

재성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제 직업이 이 짓인지라 거기에 대해 연구해 본 적이 있죠"

"그래요?"

"경찰학교 시절에 꽤 깊이 탐구했었습니다. 제가 결론 내린 사이코패스는 사치코 같은 부류가 아니예요, 오

히려 반대라고 할 수도 있죠"

"반대라뇨?"

"사치코에겐 적어도 목적이 있었어요, 보험금이라는 목적이 있으니까 그런 행동을 한 것이죠. 만약 보험이

란 제도가 없었다면 그렇게까지 사람을 죽이진 않았을 겁니다"

"그럼 순경님 말은..."

"네 맞아요, 제가 내린 사이코패스의 정의는 이렇습니다. 진정한 사이코패스에겐 아무런 목적이 없어요. 살

인을 즐기는 사이코도 아니고 충동적인 정신질환은 더더욱 아닙니다"

"....."

재성이 잠자코 그의 말을 경청했다.

"그냥 죽여요, 말 그대로 그냥 죽이는 겁니다. 온갖 목적들에게서 완전히 자유로운 영혼. 그것이 진정한 사

이코 패스입니다."

"한가지 의문인게 사람을 죽일 때 과연 아무런 동기도 못 가질수 있을까요? 본인도 모르는 최소한의 감정

매커니즘이 작용했기 때문에 죽인것이 아닐까요?"

"작가님 말에도 일리가 있습니다만, 제 이론은 어디까지나 순수한 사이코 패스를 말하는 겁니다. 물론 사치

코도 사이코 패스가 맞습니다. 헌데 전 좀 더 학문적으로 다가가고 싶었거든요"

재성이 말이 없자 그가 마지막으로 말을 뱉었다.

"숨쉬는 거랑 똑같아요, 숨쉴 때 아무런 생각이 없잖아요. 물론 살기 위해서라는 목적이 있다고 할 수도 있

지만, 그렇게 따지면 그들에겐 상대방의 생체기능을 정지시키는 것이라는 목적이 있는 겁니다"

재성이 뭐라 반문하고 싶었지만, 딱히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순수한 사이코 패스라...어디까지나 한순

경 자신의 이론이었다. 물론 커다란 사이코 패스의 범위 안에는 그들이 포함될 수도 있겠지만 재성의 생각

은 달랐다. 적어도 숨쉬듯 죽인다는 표현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한 시군요, 준비하세요"

한순경의 말에 재성의 정신이 번쩍 들었다. 대화에 집중하다 보니 본래의 목적을 까맣게 잊고 잊었던 것이

다. 둘의 시선이 조용히 문고리에 향했다. 한순경이 의자에서 일어나 경찰봉을 꺼내들었다. 당연한 말이지

만 문은 잠그지 않은 상태였다. 만약을 대비해 재성도 과도를 쥔 채 그의 옆에 섰다. 딱딱하게 굳은 한순경

의 옆얼굴이 재성의 눈에 들어왔다. 얼마나 지났을까. 한참이 지나도록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시계가

두시를 가리켰지만 둘은 방심하지 않았다. 마침내 시계가 세시를 가리켰을 때 한순경이 들었던 경찰봉을 내

려놓았다.

“아무래도 오늘은 안 올 모양이군요”

그의 말에서 허탈함이 느껴졌다. 말은 안했지만 언짢은 기분도 들었으리라. 재성은 자신 때문에 헛고생을

한 그에게 너무도 미안했다.

“죄송합니다, 괜히 저 때문에...”

“괜찮아요, 덕분에 즐거운 시간 보냈잖아요”

한순경이 돌아가자 재성의 기운도 쭉 빠졌다.

재성은 더 이상 문고리에 신경 쓰지 않기로 결심했다. 상대가 누구든 내버려두기로 했다. 문은 철저히 잠

갔지만 더 이상 새벽에 일어나지는 않았다. 기묘한 골목길을 방문 할 때까지 글쓰기에 전념하기로 했다. 고

시원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연쇄살인사건. 재성 자신이 주인공이었고, 고시원 어딘가에 살인마가 숨어있다.

밤이 되면 살인마가 활동을 시작한다. 슬며시 방문을 열어보지만 전부 잠겨있다. 살기에 눈빛이 번뜩 거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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