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소설][펌] 손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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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안내

[공포소설][펌] 손 (1편)

8 갱킹 0 3,052 2020.04.13 16:20

-따르르르르르릉



시끄럽게 울리는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깬다.

새벽 5시.

8시에 맞춰야 하는 건데 시간을 잘못 설정한 모양이다.



“자기야!! 뭐야! 벌써 8시 됐어??”



덩달아 잠에서 깬 아내가, 내 옆에서 미간을 찌푸리며 반 쯤 눈을 뜨고 있었다.

척 봐도 짜증이 가득한 얼굴에는 입까지 삐죽 나와 나를 더욱더 미안하게 했다.



“아 미안해. 알람을 잘못 맞췄나봐 어제 좀 정신이 없어서...”



아내는 여전히 못 마땅한 얼굴로 나를 잠시 쳐다보다가 이내 다시 누워 버린다.

그리고는 이불을 머리까지 끌어 올리고 한 마디를 툭 던진다.



“그러게 밤에 술 좀 작작 마시고 들어와라. 이 화상아.”



기억이 어렴풋이 나지만,

새벽 3시쯤에 들어와서 대충 옷만 벗어던지고 침대에 드러누웠던 것 같다.

자는 줄로만 알았던 아내가,

계속 나를 누운 채 째려보고 있었다는 것을 안 순간 얼마나 깜짝 놀랐었던가.

나는 아직 술이 덜 깼는지, 정신이 멍한 상태로 다시 누울까 말까를 고민하고 있었다.

그 때 갑자기 급하게 화장실이 가고 싶어졌다.

술 먹은 다음 날이라 그런지 배까지 살살 아파오는 것 같았다.

아내가 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내려온다.

점점 강렬해지는 변의.



“아아 그 책이 어디 있더라. 아 이거 급한데 어디 있지, 어디 있지.”



아침에, 변기에 앉아 책을 읽는 것이 하루의 낙이라면 낙이었다.

그런데,

어제까지 읽던 책이 책상위에 둔 것 같은데 보이지가 않았다.



“아 이거 미치겠네. 나올 것 같은데. 아 모르겠다 오늘은 그냥 패스.”



하루의 소소한 행복을 포기하고 화장실로 달려간다.

점점 방광은 참기 힘든 속내를 나타내며 조금씩 하의를 적신다.

이것 참 누가 보면 얼마나 망신스러운 일인지.

아직은 해가 없는 새벽 5시.

거실의 어두움을 넘어서 화장실 앞으로 도달했다.

불을 킬 겨를도 없이 문을 박차고 변기 앞으로 달려간다.

그리고 격하게 하의를 내리고 변기에 앉으려는 순간,



-물컹



“엇!! 뭐야 방금!!”



순간,

나는 스프링이라도 밟은 것처럼 붕 뛰어올라 앞으로 엎어졌다.

엉덩이에 무언가 감촉이 느껴졌던 것이다.

급하게 바지를 추스르고 놀란 가슴을 진정시킨다.



“아 진짜 깜짝 놀랐네 하아...하아...도둑고양이가 창문으로 들어왔나.”



느껴진 감촉으로는 분명히 생물체이거나 그 일부분이었다.

나는 잠시 변기 쪽을 응시했지만 불을 켜지 않은 상태라 식별이 불가능했다.

다행히도 깜짝 놀란 덕분인지 그렇게 급했던 변의가 잠시 진정 된 것 같았다.

난 침착하게 화장실 문을 열고 문 바로 옆에 있는 콘센트의 전원을 올렸다.



-파팟



백열전구에 불이 들어오면서 주황빛이 시야를 밝힌다. 그리고 변기를 바라보는 순간,



-쉬이이이이이이이



나는 바지도 벗지 못 하고 멍 하니 소변을 보고 말았다.

허벅지와 종아리를 지나 발목을 적신 소변방울이 뚝 뚝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지만

난 그 자리에 굳은 채 움직이지 못 하고 있었다.



“아, 어, 으, 어, 손...이잖아?”



변기 한 가운데에는 사람의 손이 솟아 있었다.

아무리 눈을 비비고 잠시 다른 곳을 보고 쳐다봐도 사람의 손이 확실했다.

몸이 먼저 공포를 느꼈는지 아랫도리를 축축하게 적셔 나간다.



“내가 아직 술이 덜 깬 거야. 술이 덜 깨서 고양이가 저렇게 보이는 거야. 그럼 두 시간 밖에 안 잤는걸.”



보면 볼수록 명확하게 ‘손’이었지만 나는 애써 그것을 부정했다.

변기에 있는 고양이쯤이야 잡아다가 던지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나는 ‘손’으로 변신한 고양이에게 다가갈 용기가 도무지 생기지 않았다.

울음소리라도 났으면 그래도 용기를 가졌을 텐데.



“여보!! 여보!! 주희야! 야! 김주희!”



나는 결국 창피하게 바지를 적셨다는 사실도 잊은 채 큰소리로 아내를 불렀다.

아내가 저 고양이를 치워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아 정말 너 죽을래? 왜 사람을 이렇게 괴롭혀!”



안방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혼자가 아니라는 위안이 생겨나자 조금은 마음이 진정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변기에는 고양이가 아닌,

손이 보였다.

빨간 시트 중심으로 팔꿈치 언저리까지 변기 밖으로 돌출 되어 있었다.

물에 퉁퉁 불어 전체적으로 주름이 주글주글 했는데,

전체적으로 새하얗고,

손가락은 농구공이 한 손에 잡힐 만큼 전체적으로 길쭉했다.

손톱은 적당한 길이로 살짝 손가락 윗부분을 덮고 있었고,

비교적 털이 없는 여성스러운 손이었다.



-쿵쿵쿵쿵



안방에서 화장실로 아내가 걸어온다.

난 여전히 변기를 주시하고 있었고, 아내는 화장실문을 격하게 열어젖혔다.



“이 왠수야! 너랑 결혼한 내가 미친년이지. 곱게 오줌이나 쌀 것이지 왜 소리를..지르...꺄아악!!!”



-쿵



아내가 쓰러졌다.

부릅뜨고 있는 아내의 눈이 적어도 고양이를 본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정말 손이라는 말인가?

술이 덜 깨지만 않았어도 아마 아내보다 더 심하게 쓰러졌을 지도 모르겠다.

변기 안에서 손이 튀어나왔다?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 보았다.



‘혹시 어제 밤에 강도 살인마가 몰래 들어왔던 게 아닐까? 물건을 훔치려는데 내가 새벽에 들어오는 바람
에 허겁 지겁 화장실 창문으로 나가게 되었고, 때 마침 가지고 있던 시체의 토막을 떨어뜨린 거지. 그 토
막이 하필이면 손이었고.’



지금 내 상황에서 가장 그럴듯한 추리라고 생각했다.

나는 크게 심호흡을 세 번 했다.

그리고 조금씩 변기 앞으로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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