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소설][펌] 손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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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소설][펌] 손 (2편)

8 갱킹 0 2,829 2020.04.13 16:21
-딩동 딩동



“계십니까!”



- 쿵쿵쿵쿵



“901호 아무도 안 계세요?”



나는 가까스로 몸을 움직여 보았다.

‘손’은 여전히 움직임 없이 축 늘어져 있었다.

저 안에 정말로 사람이 들어있다면,

그리고 죽은 채로 발견 된다면,

일생 최대의 끔찍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경비실에서 왔습니다! 문 좀 열어 보세요”



119가 도착하기로 한 10분은 좀 이른가 싶었는데 역시나 다른 사람이었다.

벽에 간신히 몸을 지탱하며 현관까지 걸어간다.



-딸칵, 끼이이익



“무슨 일 있어요? 소방서에서 연락이 왔네요. 901호에 문제 있는 것 같다고. 대원들 곧 온다는데 제가 일
단 먼저 왔습니다.”



야간 타임을 맡고 있는 경비다.

깊게 파인 이마 주름과,

눈가의 다크 서클이 야간 근무의 피곤함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대기업 출신이라는데 주민들 사이에서 평가가 썩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금 나에겐 너무나 필요한 사람이었다.



“아 아저씨. 정말 감사해요. 저 지금 너무 무서워서. 사람이 죽었을지도 몰라서. 아 정말.”



횡설수설 말이 나온다.

경비는 내 얼굴을 잠시 보더니, 몸 전체를 훑어보았다.

소변으로 범벅이 된 아랫도리 근처에서는 잠시 인상을 찌푸리는 것 같았다.



“그 쪽 말로는 착란 증세가 있는 것 같다는데 병원부터 가실까요?”



착란 증세라니.

물론 술이 아직 덜 깬 것 같기는 하지만, 지금 상황은 절대 착란이 아니었다.

백문이 불어일견일 것 같아 나는 경비에게 말했다.



“저. 일단 한 번 들어와 보시죠. 착란인지 아닌지.”



경비는 복잡한 표정으로 잠시 한숨을 쉬더니 허리를 굽혀 신발 끈을 풀기 시작한다.

여전히 다리에 힘이 풀린 나는 벽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자 들어왔습니다. 어디로 가면 될까요?”



“저랑 같이 화장실에 한 번 들어가 주시면 돼요.”



“알겠습니다. 한 번 보죠.”



다리가 풀려 걸음이 느린 나를 두고, 경비는 먼저 성큼성큼 화장실로 향했다.



-끼이이익



“응!?”



아직 화장실로 도착하지 못 한 나에게 경비의 놀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주머니! 아주머니! 이게 무슨 일입니까. 눈 좀 떠 보세요! 아주머니!”



쓰러져 있는 아내를 발견한 모양이었다.



“이봐요. 당신 아내랑 싸웠소? 지금 무슨 일이요 대체!”



이 양반이 변기는 안 쳐다보고 쓰러진 아내만 본 모양이다.

가까스로 화장실에 도달한 나는 침을 한 번 꼴깍 삼키고 말했다.



“변기를 한 번 보세요.”



경비는 불신 가득한 눈초리로 나를 잠시 쳐다보다가 변기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변기에 대체 뭐가 있.....어억!?”



경비는 얼마나 놀랐는지 입을 벌린 체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다.

이로서 변기에서 ‘손’을 본 사람이 나를 포함 세 명이 되었다.

절대 고양이를 잘못 본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아저씨 119는 언제 오는 거예요. 이제 10분 정도 된 것 같은데. 저 안에 분명히 사람이 들어있다고요."



경비도 다리가 좀 풀렸는지 몸이 떨리는 것 같아 보였다.

가까스로 내게 고개를 돌린 그는 휘둥그레진 눈망울만 껌뻑거리고 있었다.



“어, 저...저기... 음... 사람이 있네요. 그.. 그렇죠. 음.. 아.. 곧 올 겁니다!”



나보다 더 횡설수설이다.

몇 분전에 나를 보던 눈빛을 떠 올리니 조금 고소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경비는 잠시 고개를 숙여 생각을 하는 듯 보였다.

여전히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저... 아저씨. 그런데 저기에 사람이 들어간다는 게 말이 될까요?”



경비는 내 말을 듣고 더욱 더 복잡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이마의 주름이 더욱 깊어진 느낌이 든다.



“그...어... 상식적으로 말은 안 되지만 일단 지금은 들어가 있는 것 가...같네요.”



그렇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됐다.

팔 부위가 잘려져 있는 거면 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저 ‘손’이 움직이는 것을 분명히 보았다.

생동감 있게 부르르 떨기 까지 했다.

물론 지금은 움직임이 없지만.

잠시 생각에 잠겼던 경비가 그 점을 파고들었다.



“팔만 잘려져 있는 거면 가능하겠네요!”



그 말을 마친 경비가 다시 의심의 눈초리로 나를 보기 시작한다.



“아니에요. 아저씨가 오기 바로 전까지 저 ‘손’이 움직였다고요! 마치 살려달라고 외치는 것처럼.”



경비는 이제 긴장이 좀 풀렸는지 실소까지 띄우고 말을 한다.



“당신... 무슨 짓을 저지른 거야?”



대놓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역시 사람은 상식의 범위에서만 생각을 하는 모양이었다.

답답했지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



“지금, 뭔가 오해하시는 모양인데요. 저 '손' 잘려진 게 아니에요. 한 번 만져 보시던가요.”



뭔가 당황하는 모습을 기대했는데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자,

오히려 경비 쪽이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변기에서 '손'을 만져보면 간단하게 문제는 해결 될 것이지만,

시체의 토막을 만진다는 것은 여간 두려운 일이 아니니까 말이다.

경비는 우물쭈물 말이 없었지만 이내 무언가 결심한 듯 말을 했다.



“흥. 그래 한 번 만져 보겠수다. 당신 나를 핫바리로 본 모양인데 사람 잘못 봤어.”



말을 마친 경비는 잠시 물끄러미 변기를 쳐다보다 주머니를 뒤적뒤적 찾기 시작한다.

뭘 찾고 있나 했더니 목장갑을 꺼낸다.

맨 손으로 만지기는 싫겠지.

화장실 변기 물로 흠뻑 젖었으니까.



-짜악!



장갑을 착용한 경비는 잠시 심호흡을 하는가 싶더니 박수를 크게 한 번 친다.

정말 결심하고 다가가려는 것 같았다.

바로 그 때,



-딩동 딩동



“119에서 왔습니다! 들어가겠습니다!”



드디어 119가 도착한 모양이었다.



“아! 아저씨 119 왔으니까 저 사람들한테 해결 해 달라고 하죠. 건드리지 마세요 그냥.”



말을 하고 화장실 밖으로 나가려는데 경비가 말을 한다.



“저 사람들은 저 사람이고, 저는 일단 제가 할 일을 하겠습니다. 이 손이 토막인지 아닌지는 확인하겠어
요.”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였다.

그래, 그렇게라도 의심이 풀린다면 말릴 이유는 없었다.



“아휴... 그래요 그럼 확인해 보세요. 저는 밖에 사람들 데리고 올게요.”



“그러시죠.”



말을 마치고 난 화장실 밖으로 나갔다.

현관 앞에는 4명의 119대원들이 서 있었다.

그런데 예상외로 지니고 있는 도구가 간소했다.

적어도 변기를 뜯는 작업은 해야 할 텐데.



“안녕하십니까. 문제 있으신 게 본인 맞으세요?”



대원 중 제일 나이가 많아 보이는 사람이 말 했다.

30대 중반 정도로 보였는데 그 뒤로는 20대 후반정도의 젊은 사람들이었다.



"정신 착란이 좀 있으시다던데...? 괜찮으신가요?"



나는 또 시작이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한 숨을 쉬었다.



“일단 화장실로 들어가 보시죠. 백문이불어일견!”



안 그래도 뒤에 있는 대원 하나가 내 바지를 보면서 킥킥 거리는 것이 보였다.

사람이 많아서 충격은 덜 하겠지만,

잠시 후에 이 사람들도 나처럼 놀랄 것을 생각하니 은근히 기다려지기도 했다.



“어서 들어오세요. 생각보다 많이 시급합니다!”



내가 말을 마치자,

소방대원들은 조금 찝찝한 표정이었지만 신속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먼저 화장실로 걸음을 옮겼고 내 뒤로 그 들이 따라왔다.

화장실 문을 열고,

나는 문 앞을 막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



"선생님 왜 갑자기 멈추십니까? 어... 선생님?"



나는 더 이상 움직일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변기근처에서,
 
그 경비가 죽어있었기 때문이다.



경비는 변기 바로 옆에서 문 쪽으로 고개를 돌린 체 죽어 있었다.

혀가 가슴팍까지 내려와 있고, 각종 오물이 신체의 구멍마다 흘러나오고 있었다.

멀리서 봐도 죽었다는 확신이 들 수 밖에 없었다.

부릅뜨고 있는 눈에서는 가느다란 실핏줄이 가득했는데, 죽을 당시의 공포가 얼마나 심했는지가 느껴졌다.

그리고 그의 목덜미에 시선이 이르렀을 때,

나는 마치 망치로 머리를 맞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목덜미에는,

시퍼런 손가락 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어... 저기... 여러분... 그러니까...”



말이 안 나온다. 나는 이 상황을 대체 어떻게 설명하면 될까?



“선생님, 여기에 무슨 일이 있는 겁니까? 저희가 한 번 볼 테니 나와 보시겠어요?”



비키는 건 문제가 안 됐다.

비킨 다음이 문제였다.

내 바로 눈앞에는 아내가 쓰러져 있고,

변기 근처에는 경비가 쓰러져 있다.

그리고 변기 시트 위에는,

언뜻 보면 시체의 일부분이 잘린 것 같은 모습의 ‘손’이 얌전히 놓여있다.

혼란스러웠다.

나이 많은 대원이 뭔가 낌새가 이상했는지 슬쩍 내 허리 옆으로 고개를 들이민다.



“아니!!! 이봐요 당신 무슨 일을 저지른 거요!!”



결국 안쪽을 확인한 모양이었다.

어차피 일어날 일이었다.

내가 한 일이 아니라고 말해봤자 믿을 것 같지도 않았다.



“비켜 이 사람아!”



대원들이 나를 밀기 시작했다.

온 힘을 다 해 버텨 봤지만,

이미 다리에 힘이 풀린 나는 무력하게 그 들의 침투를 허락하고 말았다.



“민혁아! 저 사람 잡아라. 못 도망가게 해!”



나이 많은 대원이 지시하자 민혁이라고 불린 가장 큰 덩치의 대원이 나를 붙잡았다.

그리고 나머지 세 명은 쓰러진 아내와 경비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조장님, 여자는 아직 숨이 붙어 있습니다. 그 쪽은 어떻습니까?”



호리호리하고 날렵해 보이는 체구의 대원이, 경비를 살펴보고 있는 나이 많은 대원에게 말했다.

조장이라고 불리는 걸로 보아 맨 처음 그들을 보고 한 예상이 맞은 것 같았다.



“이 쪽은 죽었어. 목에 난 손자국으로 봐서 얼마 안 된 것 같아.”



이 사람들도 변기는 안 보고, 쓰러진 사람들만 보고 있다.

정말 중요한 건 거기에 있다고 이 사람들아.



“민혁아 본부에 경찰하고, 구급차 요청 좀 해라.”



조장이 말하자,

나를 속박하고 있는 민혁 대원이 한 손으로 핸드폰을 들었다.

한 팔로 나를 붙잡고 있는데도 빠져 나올 수가 없었다.

역시 덩치 값을 하는 모양이다.



“어 조장님! 변기에 사람 손이 있는데요?”



또 다른 젊은 대원이 변기를 발견하고 소리쳤다.

키는 작지만 다부진 체격의 대원이었다.

그런데 이제서야 발견하다니.



“시체 유기인가. 조금씩 명확해 지는 것 같군. 경비까지 죽인 걸로 봐선. 그런데 차마 아내는 죽일 수 없
던 모양이지?”



굉장한 오해가 시작 되었다.

하지만 저 ‘손’의 정체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상상이었다.



“조장님 저 손은 어떻게 할까요?”



“경찰 수사가 진행 될 때까지 건드리지 않는 게 좋겠지만... 일단 변기 바깥으로 빼 놓는 게 좋을 것 같구
나. 호영이 너는 현장사진 하나 박아 놔라. 짭새들 나중에 시시껄렁한 소리 안 하게. 디카 있지?”



조장이 아내를 살펴 보던 호리호리한 대원에게 말 했다.

그 대원의 이름은 호영이라고 불리는 모양이었다.



“넵. 챙겨왔습니다.”



호영은 주머니를 주섬주섬 뒤지더니 얄상하게 생긴 카메라를 하나 꺼낸다.



-번쩍



“사진 찍었습니다. 대장님!”



“그래 잘 했다. 윤철아 이제 저 ‘손’ 빼라.”



윤철이라고 불린 그 다부진 대원이 조장의 명령을 받고,

변기 쪽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이 ‘손’을 만져보면 모든 오해가 풀릴 것이 뻔했다.

하지만,

그가 다가갈수록 마음속에 점점 위화감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가 변기 바로 앞에 멈춰 섰을 때,



“안 돼!!!”



나는 소리를 질렀다.



“안 돼! 그 손 만지지마! 만지면 안 돼!!”



경비 목에 있던 선명한 손자국.

그것은 저 ‘손’의 짓이 분명했다.

가까이 가면 그도 위험에 처할 게 분명했다.



“그 손은 살아있어! 죽은 줄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고!!”



소리 지르는 나를 의아하게 쳐다보는 대원들.

조장이 나를 향해 말한다.



“당신은 조용히 하고 있어! 본부에서 정신 착란이라고는 했지만 콩밥 먹을 각오는 해야 할 거야.”



윤철 대원이 변기 안쪽으로 손을 뻗기 시작했다.

만지기 싫은 표정은 감추기 힘든 모양이었다.

그의 손과 ‘손’이 이제 막 닿으려는 찰나,

그가 움직임을 멈췄다.



“저.. 조장님.”



조장을 부르는 그의 얼굴이 약간 경직 되어 보인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조장이 말 하자,

윤철 대원이 침을 한 번 삼키고 말을 꺼낸다.



“저.. ‘손’이 조금.. 움직인 것 같아서요”



역시 내 생각이 맞았다.

그 손이 아직 움직일 수 있다면 경비를 죽인 것이 확실했다.

그렇다면 저 ‘손’에서 나와야 한다.



“어서 물러서! 그 손은 위험하단 말이야!!”



나는 다급하게 소리쳤다.

윤철이 내 말을 듣고 약간 주춤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 조장이 내 앞을 막아선다.



“임마. 윤철이! 그게 말이나 된다고 생각해? 그냥 꺼내서 밑에 내려놓기만 해! 어서!”



“아.. 예..옙! 알겠습니다.”



윤철 대원은 정신이 퍼뜩 들은 표정으로 다시 변기에 손을 넣었다.

이번에야 말로 그의 손이 ‘손’과 막 닿는 것 처럼 보였다.

그 때,



-추아아아아아악!!



죽은 듯 얌전하던 그 ‘손’이 튀어 올랐다.



“우,우,우 아아아악!!”



지켜보던 모든 사람들이 소리를 질렀다.

물론 나도.

그 '손'은 윤철의 손목을 움켜잡더니 변기 안쪽으로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으, 으억... 으어억!! 도, 도와주세요!!”



순식간의 그의 팔이 변기 안 깊숙이 당겨졌고,

변기 시트와 얼굴이 밀착되는 자세가 되었다.

‘손’이 그의 팔을 잡고 안쪽으로 들어가 내 쪽에서는 마치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도... 도와줘야해!!”



나는 얼떨결에 소리를 질렀다.

내 소리를 듣고,

잠시 멍하니 있던 나머지 대원들이 깜짝 놀란다.



“뭐.. 뭣들 해! 어서 윤철이를 도와! 어서!”



정신 차린 조장이 남은 두 대원에게 지시를 내린다.

다급하게 변기 쪽으로 향하는 순간,



-추아아아아 철썩!



‘손’이 움직였다.

변기 안에서 확 하고 솟구쳐 나오더니 윤철의 목을 움켜잡았다.

움켜잡았던 팔을 놓자마자 그의 목덜미로 ‘손’을 뻗은 모양이었다.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분명 경비도 저런 식으로 죽였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



“케에에엑, 켁, 컥컥컥...”



윤철은 어떻게든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을 쳤지만

‘손’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비로서 다급하게 뛰어간 나머지 두 대원이 ‘손’을 붙잡고 풀어보려고 애를 쓴다.



“크으윽, 조장님 이거 악력이 굉장합니다. 크윽.”



조장까지 다급하게 달려들어 ‘손’을 붙잡았다.

그러나 ‘손’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윤철의 얼굴은 점점 시뻘게지고, 눈에서 검은자가 사라지고 있었다.

나는 겁에 질려 그 광경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 내 눈 앞에서,

변기에서 솟은 어떤 ‘손’이 사람을 죽이고 있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한단 말인가.



“컥...커....어....”



윤철의 혀가 길게 빠져 나왔다.

아마도 죽음에 이르렀으리라.

하지만 대원들은 여전히 ‘손’을 떼어내기 위해 있는 힘을 다 하고 있었다.



“이봐 당신! 멍하니 있지 말고 여기 좀 도우라고. 어서!”



조장이 나를 향해 소리쳤지만,

나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저 곳으로 가면 나 역시도 죽을 것만 같았다.



‘손’은, 이미 죽은 대원의 목에서 손을 놓지 않고 있었다.

그러던 중,

손가락이 약간 꿈틀 거리는 것이 보였다.

그 순간,

난 저 '손'이 다음 사냥감을 노리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도, 도망...가.”



겁에 질려서 그런지 큰 목소리가 나오질 않는다.

다시 한 번 힘을 다해 소리를 내려 할 때,



그보다 먼저 ‘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게시물은 위벨님에 의해 2021-06-08 16:02:43 커뮤니티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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