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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소설][펌] 손 (4편)

8 갱킹 0 2,997 2020.04.13 16:23

나는 멍 하니 핸드폰을 바라보고 있었다.

옆에서 바라보던 민혁이 말을 꺼낸다.



“핸드폰 안돼요? 방금 전에도 통화 했었잖아요.”



그랬다.

조장의 지시로 민혁이 본부에 전화 한 게 불과 몇 분 전이었다.

119를 부른 것도 여기서 핸드폰을 이용한 거였고.



“배터리를 한 번 뺐다 껴 보죠.”



멍하니 서 있는 내 손에서 핸드폰을 가져가는 민혁.

전원도 끄지 않고 배터리부터 뺀다.

재빠르게 다시 끼워 시작버튼을 길게 누르자 약간의 로딩과 함께 화면이 뜬다.



“역시 안 되네요. 이상하네 정말. 갑자기 수신 불가 지역이 된다는 게 말이나...”



“뭐가 이상해! 이미 이상함의 정도를 넘어선지 오래야 여긴!”



문 옆에서 쪼그려 앉은 상태로 있던 조장이 민혁의 말을 잘랐다.

나이는 가장 많아 보이는데 지금은 한 없이 애 같이만 보인다.

나는 가볍게 헛기침을 두 번하고 말을 꺼냈다.



“너무 걱정할 건 없을 것 같아요. 아까 전에 분명히 민혁씨가 본부에 지원 요청을 했잖아요?”



“예 그렇죠.”



“어차피 저 ‘손’은 우리가 여기 문 앞에 있는 한 우릴 공격할 수 없을 테니 지원이 올 때까지 조금 안심
하고 기다릴 수 있지 않을까요?”



변기 위에 솟은 ‘손’은 두 사람을 죽인 위용답게,

시뻘건 피와 살점이 덕지덕지 붙어 섬뜩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더군다나 느린 속도로 원을 그리며 뭔가 아쉬운 속내를 계속 비치고 있었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 절로 침이 꿀꺽 삼켜졌다.



“당신도 이제 정신 차려요. 당신은 우리처럼 죽을 위기도 없었잖아.”



쪼그려 앉은 채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조장이 내 말을 듣자,

애써 근엄한 표정을 지으려 애 쓰기 시작한다.

그리고 말한다.



“뭐, 어쨌든 이런 지옥 같은 곳에서 어서 나가고 싶구만.”



조장의 말이 끝나고 잠시 후,

나와 민혁도 문 앞에 쪼그려 앉았다.

화장실 문 앞에 어른 셋이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이라.

상상해보면 웃긴 일이었다.

그냥 보통 크기인 화장실에 대체 몇 명이 들어와 있는 건지,

문과 변기까지의 거리도 사실은 큰 걸음으로 네 걸음 정도면 닿는 거리였다.

나름 안전하다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지만,

사실은 지근거리의 ‘손’을 계속 보고 있자니 공포감에 미쳐버릴 것 같았다.

거기에 계속 원을 그리고 있는 터라 현기증까지 밀려왔다.



-째깍 째깍



아무 말 없이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아까까지 안 들리던 시계소리가 문 건너편에서 선명하게 들려온다.

그만큼 고요했다.

우리 세 명은 변기만 뚫어져라 쳐다볼 뿐이었다.

혹시라도 ‘손’이 어떻게 움직이진 않을까...



“...민혁아 담배 있냐?”



정적을 깨고 조장이 말을 꺼냈다.



“담배는 있는데 불이 없네요.”



민혁이 대답 하자, 조장이 인상을 찌푸렸다.



“너는 뭐 그러냐. 그럴 거면 담배는 뭐 하러 가지고 다녀.”



조장의 말에 민혁도 인상을 찌푸린다.

내가 나설 때라고 판단했다.



“저희 집은 금연입니다만. 담배는 여기 나가서 피시죠?”



조장은 못마땅한 얼굴이었지만 그냥 체념한 듯 한숨을 쉬었다.

그런 조장의 모습을 빤히 쳐다보던 민혁이 돌연 내게 고개를 돌렸다.



“저 ‘손’은 대체 뭘까요?”



민혁이 말했다.

나도 정말 궁금했다.

새벽 다섯 시에 뜬금없이 남의 집 변기에 솟아 있는,

저 괴상한 ‘손’은 대체 뭐냔 말이다.



“저는 그보다, 저 손을 따라 변기 안으로 들어가면 대체 뭐가 나올지가 더 궁금한데요..”



나의 대답에 민혁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동감을 표 했다.



“이 바닥에서 18년을 썩었는데, 정말 저런 괴상한 건 처음 본다. 우리 아들놈이 보면 신나하겠네.”



여전히 뚱 한 표정으로 조장이 툭 말을 던졌다.

그리고 우리는 또 한 동안 말이 없었다.

거슬리는 째깍 소리가 또 다시 귀에 박히기 시작한다.



“저기... 올 때가 되지 않았나요?”



나는 조심히 말을 꺼내봤다.



“올 때는 훨씬 지났어요.”



민혁이 깜짝 놀랄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했다.



“아니... 저... 어떻게 된...거죠?”



그 때 조장이 끼어들었다.



“짭새 들이랑 실갱이라도 붙은 거겠지. 요즘 그 새끼들 우리랑 사이 안 좋거든.”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요?”



조장은 한 번 한숨을 크게 쉬더니 말을 시작했다.



“그 때도 차암 짜증나는 날이었지. 뭐 오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조장은 민혁을 한 번 쓰윽 쳐다보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어떤 새끼가 그 뭐냐, 맨홀 뚜껑을 열어 놓았는데, 젊은 여자 한 명이 밑을 못 보고 거기에 떨어진 거
야.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죽어있는 상태였는데, 그 여자 핸드폰의 발신 정보를 보니 119에 거의
수백 번 정도 걸었던 모양이더군. 그런데 공교롭게도, 지금 우리 상황처럼 안테나 표시가 한 칸도 없던
거지.”



“지나가는 사람도 없었나요? 그리고 거기서 떨어진다고 죽기까지는 않을 것 같은데...”



“운이 없었어. 머리부터 떨어져서 크게 다친 데다, 늦은 시각이라 지나가는 사람도 별로 없었지. 믿을 거
라곤 119뿐인 상황인데 아무리 걸어도 받지를 않았던 거야. 아니 받을 수가 없었지. 발신 불가 지역이었
으니까.”



말을 마치고 조장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자 민혁이 말을 잇기 시작한다.<

[이 게시물은 위벨님에 의해 2021-06-08 16:02:43 커뮤니티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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