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소설][펌] 껌 (9편/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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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소설][펌] 껌 (9편/완결)

8 갱킹 0 2,938 2020.04.02 15:11




“우와아아앗!”



기사가 급하게 핸들을 꺾었다.

날카로운 타이어 마찰음과 함께 차체가 왼쪽으로 급선회한다.

다행히 난간에 부딪치지는 않았지만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순간이었다.



“뭐에요, 뭐!”



기사는 눈을 멀뚱거리며 격한 숨을 내뱉고 있었다.

아마 당사자가 가장 놀랐을 테지.

앞을 보니, 이 차보다 두 배는 커 보이는 파란색 중형 승합차가 서 있었다.

갑자기 차를 멈춘 모양인데, 도로 한 복판에 차를 세우는 것만큼 위협적인 것도 없다.

더군다나 여기는 고속도로고, 우리는 시속 100킬로 이상으로 달리는 중이었으니,

하마터면 커다란 사고가 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아, 아아. 니미 신발. 저새끼. 신발 뒤졌다 넌!”



기사가 점점 정신을 찾는가 싶더니 이내 흥분상태에 빠져든다.

난폭하게 안전벨트를 풀고, 몸을 돌리고 있었다.

밖으로 나가 한바탕 하려는 모양이다.



“아 시간 없으니까 그러지 마세...”



기사가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리고 씩씩거리며 앞 차를 향해 걸어갔다.

앞 차의 운전석까지 다가간 기사가 창문을 몇 번 두드렸다.

그리고는 옆구리에 손을 올려놓고 상대방의 반응을 기다리기 시작한다.

나는 시계를 확인하기 위해 핸드폰 슬라이드를 열었다.

이미 자정을 훌쩍 넘은 시간.

지금 이러고 있을 때에도 아내는 점점 변해가고 있을 것이다.

조수석의 창문을 열고 고개를 밖으로 내밀었다.



“아저씨! 그냥 오세요!”



“아. 잠깐만 기다려 보세요!”



기사가 이렇게 말 하고는 창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열어! 열라고 신발!”



“아 그냥 납두고 오시라고요! 지금...”



앞 차의 번호판을 보는 순간 말을 멈추고 말았다.

그리고 내 입에서 다른 말이 흘러나왔다.



“오...칠...칠...팔? 어? 뭐야 아까 그 차 아니야?”



“뭐라고요?”



-드르르르르륵



핸드폰의 진동이 느껴졌다.

문자메시지가 온 모양이다.

슬라이드를 열어 내용을 확인한다.



[앞으로10초안에

이새끼치워주십쇼


00: 46 강아지]



발신자 강아지.

다급하게 소리를 질렀다.



“이봐요! 돌아와요 어서! 어서!!”



“열어! 열어! 강아지야! 열라고!”



기사는 내 말에는 아랑곳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문을 발로 뻥뻥 차기까지 하며 오버를 하고 있었다.

문자의 내용으로 보건데, 저 차 안에는 분명히 오주임이 있다.

왜 이곳에서 우리를 식겁하게 만든 건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오주임이 지금 매우 위험한 놈이란 것만은 잘 알고 있다.



“어서요! 위험하다고요!!”



방금보다 더 크게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기사는 여전히 독불장군마냥 내 말을 무시한다.



-드르르르륵



그 때 또 들리는 진동소리.



[분명히경고했습니



00:46 강아지]



갑자기 온 몸에 소름이 돋는다.



“어, 어서 이리 오라고요!”



드디어 기사가 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돌아오는 말은 절망적이었다.



“아 진짜 조금만 기다리라고요!”



“시간 때문이 아니에요! 지금 당신 위험...”



말을 끝까지 할 수 없었다.

운전석 창문이 열리는 게 보였기 때문이다.

기사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그 과정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창문이 점점 열리면서, 그의 표정도 점점 굳어지기 시작했다.

멀리서도 보인다.

창문 사이로 보이는 불쾌한 무언가가.

나는 본능적으로 몸을 움직여 운전석에 앉았다.



“으, 어, 어, 으.”



기사가 어버버 거리기 시작했다.

그 순간,

창문 밖으로 어떤 물체가 확 하고 튀어나왔다.

그리고 순식간에 기사의 얼굴 전체를 감싸버렸다.

분홍빛을 띠고 온통 울퉁불퉁한 덩어리.

나는 저것을 본 적이 있다.

그리고 똑똑히 기억한다.



“씨팔!”



거의 무의식에 가깝게 시동을 걸고 액셀을 밟았다.

살면서 택시를 몰아볼 기회는 이때 밖에 없겠지.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자.

기사는 덩어리에 온통 뒤덮여서 이제는 거의 침식당했다는 표현이 옳아 보였다.

아마 필중도 저렇게 당했겠지.

차가 막 그곳을 지나칠 때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열려진 창문 사이로,

그리고 괴물[이 게시물은 위벨님에 의해 2021-06-08 16:03:21 커뮤니티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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