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소설][펌] 절대갑옷-아미타빌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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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소설][펌] 절대갑옷-아미타빌 (3편)

8 갱킹 0 2,848 2020.04.01 16:59




혁수의 모습에 김선생이 껄껄대며 웃었다.

"개구리가 패대기질 당한 모습이구나, 큭"

"젠장"

안면으로 피가 쏠린 혁수가 허둥지둥 일어섰다.

기둥쪽에는 첸 스님이 여인에게 다가가 말을 걸고 있었다.

여인은 혁수와는 달리 첸 스님에게는 비교적 호의적으로 대했는데, 둘은 낮은 소리로 얼마동안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가 끝날 무렵에 여인은 고개를 끄덕였고, 둘은 혁수에게로 걸어왔다.

"스미마셍, 초면에 미안하게 됐습니다"

여인의 입에서 일본어와 영어가 섞여서 튀어 나왔다.

"일본인이군요, 어쩐지 무례하다 싶었습니다"

혁수의 빈정거림에 첸 스님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비꼬아 말하지 마세요, 사과도 하고 싶어 한 게 아니니까"

"알고 있습니다, 당신에게 사과 받느니 차라리 원숭이가 낫겠습니다"

여인의 눈이 가늘게 찢어졌다.

"이거 왜들 이러시나, 앞으로 동료될 사람들끼리.. 이제 그만하게나"

첸 스님의 말에 혁수가 일행쪽으로 대꾸없이 걸어가 버렸다.

"키유양이 이해를 하게나"

첸 스님이 여인을 데리고 일행쪽으로 다가왔다.

"인사들 하시죠, 이쪽은 AR 일본지부서 오신 이시이 키유양입니다"

키유의 머리가 살짝 숙여졌다.

"반갑습니다, 피터 알렉스입니다."

"반갑소, 하엘이라고 불러 주시오. 그리고 이쪽은 루시안님 입니다"

키유의 머리가 연거푸 숙여졌다.

"마이 네임..즈 김동수..에..마이 인트로..듀스..."

김선생이 더듬거리며 말을 이었다.

"반갑습니다"

키유가 김선생의 긴머리를 보며,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잠시 정적이 흐르고, 알렉스가 짐짓 유쾌한 어조로 혁수를 가리켰다.

"이쪽은 미스터 권입니다. 이름은 어려우니 그냥 이렇게 부르면 됩니다"

키유의 새까만 눈이 혁수를 골똘히 응시했다.

"뭘봐, 재수없게시리"

혁수의 말에 김선생이 순간 크게 당황했다. 모두의 눈에 의문의 표정이 생겨나자 그제야 김선생이 안심했다.

"깜짝 놀랐잖아, 이놈아"

"한국말 하는데 뭘 그리 놀라요?"

혁수는 키유를 한번 더 노려보곤 지하실 문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철컥"

지하실 문이 열리고 어두운 통로가 드러났다. 열린 문 사이로 차가운 한기같은 것이 흘러나왔다.

"지하에 냉동실이라도 있나?"

혁수의 뒤를 김선생이 양팔을 문지르며 따랐다.

"추운건 딱 질색인데.."

투덜거리는 알렉스의 입에서 뽀얀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안으로 들어서자 눅눅한 공기와 함께 오래된 나무냄새가 확 끼쳐왔다.

천장 모서리쪽에는 굵은 거미줄이 겹겹히 쳐져 있었고, 바닥에는 여러겹의 판자 따위를 덧대어

군데군데 떨어진 부위를 메꾸고 있었다.

"탁"

김선생이 가방에서 비상용 램프를 꺼내어 전원 버튼을 눌렀다.

한결 나아진 일행들의 눈에 길게 펼쳐진 복도가 보였다. 빛이 닿지 않는 멀찍히 떨어진 어둠속에서

묘한 공포심이 느껴졌다. 무저갱속의 어둠이 저러할까.. 잠시 일행이 어둠을 바라보는 사이

알렉스가 벽으로 시선을 돌렸다.

"앗"

알렉스의 외침에 김선생이 램프를 벽으로 비췄다.

"헛"

"아악"

헛바람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모두의 눈에 여지껏 없던 떨림이 서서히 생겨났다.

벽에는 섬뜩한 빨간색의 무언가로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그림은 벽을 따라 끝없이 펼쳐져 있었는데, 그림의 내용이 충격적이었다.

그림의 시작은 우울한 표정의 모녀가 춤을 추고 있는 장면이었다.

동작 하나하나가 묘한 슬픔과 공포를 자아내고 있었는데, 다음 장면이 끔찍했다.

엄마로 보이는 여자가 손에 바늘과 실을 들고 아이에게로 접근하고 있었다.

엄마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바늘에 실을 끼우고는 아이의 입으로 그것을 가져갔다.

아이의 놀란 눈이 크게 떠지고, 바늘이 아이의 입을 꿰메기 시작했다.

윗입술과 아랫입술로 수없이 바늘이 통과하자, 아이의 입에서 핏방울이 떨어져 내렸다.

아이는 두려운 표정으로 가만히 있었는데, 아이가 앉은 바닥으로 소변이 그려져 있었다.

엄마가 바느질을 끝내자, 마침내 아이가 참았던 울음을 터트렸다. 서러움이 복받히는 듯 얼굴의 근육이 일그러

졌으나, 입만 움직이지 못하자 꽤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가 묻어났다.

다음 장면부터는 엄마가 아이의 눈가죽을 꿰매기 시작했는데, 그 순간에 루시안이 소리를 질렀다.

"그만보세요, 이런걸 보면 우리한테 도움이 안된다구요"

멍하니 그림을 바라보던 혁수가 정신을 차렸다.

"정말 끔찍하군요, 루시안님 말이 맞아요. 다들 그만 봅시다"

모두의 시선이 그림에서 떨어졌다. 그들의 얼굴은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혁수가 스치듯 키유의 얼굴을 보았는데, 그녀의 눈이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갑시다, 제가 앞장 서겠습니다"

알렉스가 빙긋 웃으며 김선생으로 부터 램프를 건네 받았다.

일행이 천천히 전진해 나가기 시작했다. 직선인 줄 알았던 복도는 얼마를 더 들어가자 오른쪽으로 꺽여 있었다.

모두들 의식적으로 벽에 시선을 두지 않으려 했지만, 호기심들이 피어오르는 상태였다.

무심코 고개를 돌린 혁수의 입에서 비명이 터졌다.

"아악"

혁수가 순식간에 뒤로 서너걸음 물러섰다. 모두가 멈춰서고 램프가 이리저리 비춰졌다.

"무슨 일이야?"

"왜 그래?"

램프로 아무것도 없는 것을 확인한 알렉스가 의아한 듯 물었다.

그때까지도 혁수는 얼굴이 굳어 있는 상태였는데, 한쪽을 매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안 보이나요?"

혁수의 손짓에 다들 한 곳을 바라보았지만,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보이다니? 뭐가 보인단 말이지?"

"아무것도 없는데.."

김선생과 알렉스가 허공으로 애꿎은 손을 휘둘렀다.

"소녀 말이예요, 그림에서 본 소녀.."

혁수가 여전히 시선을 고정한 채 입을 열었다.

"뭐?"

일행이 다시 한번 유심히 관찰했지만, 빈 벽뿐이었다.

"똑같아요, 입을 꿴 모양까지도요.. 가만히 나를 보고만 있어요"

혁수가 천천히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 게시물은 위벨님에 의해 2021-06-08 16:03:33 커뮤니티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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