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소설][펌] 절대갑옷-아미타빌 (5편/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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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소설][펌] 절대갑옷-아미타빌 (5편/완결)

8 갱킹 0 2,774 2020.04.01 17:01




갈라진 바닥은 벽까지 밀려났고, 일행은 속절없이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우아아아"

"으아악"

머리칼이 쭈삣 서는 느낌과 함께 모두의 팔다리가 허우적거렸다.

"쿠웅"

바닥에 부딪힌 충격으로 답답한 신음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떨어진 혁수의 손에 끈적거리는 액체가 만져졌다.

"으..으.."

의식적으로 눈을 뜨지 않고, 손을 마구 털었다. 한쪽에서 하엘주교의 절망적인 음성이 들려왔다.

"오, 맙소사.."

뜨거운 공기에 금세 땀이 쏟아졌지만, 감히 누구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누..누구 눈 뜬 사..사람 있나요?"

알렉스의 목소리가 꽉 막힌 것처럼 울렸다. 바닥에 고개를 쳐박고 손으로 감싸 쥔 것이다.

"맙소사, 이럴 수가.."

하엘주교의 넋나간 말투에 혁수가 엉금엉금 기어서 다가갔다.

""부스슥"

누군가가 혁수의 팔목을 잡았다. 섬뜩한 그 느낌에 혁수가 진저리치며 비명을 질렀다.

"무..무슨 일이야?"

김선생이 구겨진 부적 뭉치를 움켜 쥐고 물었다.

"다들 동시에 눈을 뜹시다, 이대론 꼼짝없이 죽겠어요"

'안돼'

혁수의 머리가 좌우로 심하게 요동을 쳤다.

"자, 뜹시다"

알렉스의 기합성에 혁수의 눈꺼풀이 부르르 떨렸다. 한참을 망설이던 혁수가 슬며시 실눈을 떴다.

"억.."

혁수의 끔찍한 신음을 시작으로 일행의 반응들도 비슷하게 튀어 나왔다.

"헉.."

"컥"

경직된 자세로 혁수의 눈이 번쩍 뜨였다. 눈 앞에 지옥이 보였고, 자신들은 중심에 떨어져 있었다.

지옥은 광활하게 펼쳐져 있었는데, 수백 아니 수천만명의 사람들이 울부짖고 있었다.

하늘에는 붉은 구름이 엄청난 속도로 요동을 치고 있었고, 그 속에서 천둥과 번개가 끝없이 쏟아졌다.

지상에는 수없이 많은 원통 구멍에서, 짙은 선홍색의 용암 국물이 끓어 넘쳐 사방으로 튕겨 나가고 있었는데.

온 몸을 데인 사람들이 구슬픈 비명을 지른 채 피해다니고 있었다.

대기는 역겨운 유황냄새로 가득했고, 불쾌한 수증기로 온 천지가 뿌옇게 보였다.

"으윽.."

문든 숨쉬기가 답답해진 혁수가 가슴을 부여잡고 바닥을 굴렀다.

"억..어억"

"윽..으으.."

일행이 모두 바닥을 구르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혁수의 벌어진 입으로 바닥에 고여있던 액체가 튀었다. 호흡이 곤란한 와중에도 그것이 사람몸에서

흘러내린 고름과 진물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레오...나르.. 으으.."

템플기사의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이 악귀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소감이 어떤가요? 꽤나 운치 있는 곳이죠?"

혁수의 입에서 허연 거품이 보글보글 삐져 나왔다.

"아 참 이곳의 공기에는 산소가 별로 없답니다, 그러니 양해 바랍니다..

하지만 너무 걱정은 마세요, 그렇다고 숨 못쉬어서 죽을 정도는 아니니깐"

"꺼억"

"억..억"

혁수의 흐릿한 눈으로 사람들의 모습이 들어왔다.

그들은 뼈에다 살가죽만 두른 몰골이었는데, 한시도 가만 있지 못하고 뛰어 다녔다.

그들 중 일부가 용암에 입을 쳐박고 그것을 마시고 있었다. 순식간에 입술이 녹아 내렸고, 목과 식도에

구멍이 뚫렸다. 고통에 찬 비명이 이곳저곳에서 터졌지만, 그것은 천둥과 번개 소리에 곧 묻혀 버렸다.

"그대들도 곧 마시게 될거예요, 펄펄 끓는 용암물을.."

하늘 중앙에 구름 사이로 거대한 레오나르의 얼굴이 일행을 찬찬히 살피고 있었다.

"미..미..친..년.."

템플기사의 손에서 검이 던져졌다. 검은 잠깐 솟아 올랐지만 이내 용암속에 떨어져 버렸다.

"모..목..말라.."

뜨거운 기온에 모두의 옷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아'

혁수의 눈에 용암이 자꾸 들어왔다. 본능적으로 혁수의 몸이 용암이 고여있는 구멍으로 기어갔다.

일행의 시선이 혁수로 향했다. 다들 일그러진 표정으로 숨쉬기도 벅찬 상태였다.

"치지직"

용암에 입을 가져가려던 혁수가, 흠칫하고는 손을 먼저 갖다대었다.

"끄아악"

순식간에 손톱 두개가 타들어갔고, 혁수가 뒤로 나자빠졌다.

"어라.."

레오나르의 얼굴에 한가닥 의혹이 피어 올랐다.

"지지직"

"지직"

일행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공간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공간이 사방으로 확장 되었다가, 어느 순간

정상으로 돌아갔다.

"오호, 믿을 수가 없는데.."

레오나르의 놀란 음성이 터짐과 동시에, 공간이 길게 갈라졌다.

위아래로 갈라진 공간 사이로 서늘한 바람이 물밀듯이 흘러 나왔다.

모두의 시선이 쏠리고, 반사적으로 그곳을 향해 몸을 이끌었다.

공간 사이로 중년의 사내 한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보통 체격에 반삭한 머리에서 수십가닥의 현기가

솟구치고 있었다. 남자는 일행을 보며 빙긋 웃었고, 곧 그들에게 다가갔다.

남자가 움직이자 공간은 다시 닫혔고, 차가운 공기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으억"

본능적으로 몸을 움직이던, 일행이 원망스럽게 남자를 쳐다 보았다.

갑자기 남자를 보던 혁수의 표정에 한가닥 변화가 일어났다.

"기...기..원..님"

축 늘어진 부적을 끌어안고 있던 김선생의 입가도 서러운 듯 일그러졌다.

"구..부..부..장님"

남자는 손을 들어 인사를 한 뒤, 고개를 두리번 거리기 시작했다. 곧 하늘에서 레오나르를 발견한 그가

만면에 웃음을 지었다.

"거기 있었군요, 사탄의 종자여.."

"넌, 누구냐?"

레오나르의 얼굴이 표독스럽게 변했다.

"구기원 입니다, 피의 날에 한번 뵜었죠"

기원의 시선이 지옥 이곳저곳을 꼼꼼히 살폈다.

"과연, 권능의 힘이란 무시무시하군요... 이것이 지옥의 모습입니까?"

"......."

"혁수군, 김선생... 그리고 나머지 분들도 잘 들으시오"

기원의 입에서 비웃음이 터져 나왔다.

"지옥은 존재하지 않소, 그러니 궁상 떨지 말고 일어들 나시오"

기원의 말에 레오나르의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 지어졌다.

"무슨 말을 하는 거지? 그리고 그대는 어째서 이곳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냐?"

"지옥은 없소, 지옥이란 곳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곳이죠"

"지옥은 있다, 우리 일곱악마들의 고향이며, 역겨운 인간들이 발버둥 쳐대는 바로 이곳이 지옥이다"

"지옥은 모순이오, 이 끔찍하고 거대한 곳을 하나님이 만드셨다고는 전혀 믿기지 않는 걸요"

"살아 생전 무거운 죄를 지은 사람들은 벌을 받아야 한다, 그대의 말은 성경을 부정하는 것인가?"

[이 게시물은 위벨님에 의해 2021-06-08 16:03:33 커뮤니티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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