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소설][펌] 껌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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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소설][펌] 껌 (2편)

8 갱킹 0 2,934 2020.04.02 15:04




10시 10분.

예상대로 10시가 넘어서야 도착을 했다.

눈이 빠져라 나를,

아니 치킨을 기다리고 있을 딸을 위해서라도 서둘러 집에 가야 할 것 같았다.



“택시, 택시!”



역 앞에 늘어서 있는 택시 중에 하나를 붙잡는다.



“문래동이요.”



문을 열고 조수석에 앉는다.

기사는 4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남자였다.



“부쩍 추워졌어요. 그렇죠? 문래동 어디로 모실까요?”



“그러게요. 밤 되니까 더 춥네요. 문래역 1번 출구 쪽으로 가 주세요.”



내 말이 끝나고, 택시가 움직였다.

서울역 앞이라 비교적 차량이 많은 편이었다.



“저 아저씨, 신촌 로타리 말고, 후암동 쪽으로 가 주세요. 급해서 그런데 조금 빨리 가주시면 감사하겠습
니다.”



“그러죠. 어디 출장이라도 다녀오시나 봐요?”



“예, 당일치기로 강원도에 다녀오는 길입니다. 정말 피곤하네요.”



택시가 남대문 경찰서를 끼고, 후암3거리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예상대로 차량이 거의 없는 한산한 도로였다.



“그래도 어떻게 저녁은 드셨나 보네요. 껌을 씹고 계신 걸 보니.”



그러고 보니 저녁을 먹지 않았다.

점심 먹고 씹은 껌을 여태 씹고 있었으니 말이다.

갑자기 출출함이 느껴진다.

집에 가면 무슨 요리를 먹을지 생각해봐야겠다.



“무슨 껌 씹으세요? 향이 참 좋네. 방금 씹으신 것 같은데, 저도 하나만 주시죠. 허허.”



기사가 넉살 좋게 웃는다.

하지만 선뜻 건 낼 수 있는 껌이 아니었다.



“음... 이 껌은 웬만하면 권해 드리기 힘드네요. 마치 마약과도 같은 껌이라.”



“아, 그런 껌 좋아합니다. 운전장이에게는 껌이 참 중요한데, 그런 껌들이 졸음운전도 방지하고 좋죠.”



듣고 보니 일리가 있었다.

계속 씹게 만드는 이 껌의 중독성이 운전수와 잘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까 전에 껌을 뱉었을 때 느꼈던 그 이상 증세,

그리고 찝찝한 가게 주인의 경고, 등을 생각했을 때 이 껌을 주기는 힘들었다.



“허허허. 드리고 싶어도 제 입에 있는 게 마지막 껌입니다. 강원도에서만 파는 것이니, 어디 구하기도 힘
들 거고요.”



내 말을 들은 기사가 살짝 입맛을 다시며 아쉬워한다.

차는 어느새 영등포 로타리를 타기 시작했고 문래역까지는 10분도 채 안 걸릴 것 같았다.

그런데 갑자기,



-끼이익.



차가 급정거를 했다.

몸이 크게 휘청거린다.



“저 새끼가 신호도 못 보나! 야 이 강아지야!!”



안전벨트가 아니었으면 다칠 수도 있을 상황이었다.

목이 약간 뻐근했지만 별 이상은 없는 것 같았다.



“아, 괜찮으신가요? 요즘 하여튼 자전거 때문에 미치겠다니까요.”



“아, 예 괜찮습니다. 늦은 밤에 자전거는 조금 위험하죠.”



기사가 다시 엑셀을 밟아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나는 잠시 말없이 창밖을 쳐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물론 딸에게 사줄 치킨에 관한 생각이었다.

역에서 가까운 교촌치킨 쪽으로 많이 기울긴 했지만 말이다.



-아그작



어떤 소리가 들려왔다.

운전석에서 난 소리였다.

난 기사를 쳐다보았다.



“질겅, 질겅.”



무언가를 씹고 있었다.

그리고 익숙한 향기가 감돌기 시작한다.



“아, 아저씨 설마?”



내 시선을 느꼈는지 기사 멋쩍게 웃기 시작한다.



“아아, 밑에 떨어졌던 거예요. 어차피 버릴 거, 제가 그냥 손으로 털고 입에 넣었습니다.”



차가 급정거하면서 주머니에 있던 껌 하나가 밑으로 떨어졌었나 보다.

용케 그걸 기사가 주운 모양이고.



“아, 뭐 떨어진 거니까 괜찮지 않습니까? 그나저나 정말 맛있군요, 이 껌.”



“후우... 뭐 어쩔 수 없죠. 단, 뱉을 때 고생 좀 하실 겁니다.”



“....질겅, 질겅, 질겅”



기사는 대답하는 대신 연신 껌만 씹어댔다.

내가 처음 껌을 씹었을 때랑 비슷한 느낌이었다.



......



......



“아, 여기서 세워주세요.”



-끼이익



문래역 1번 출구 앞에서 택시를 멈췄다.



“질겅, 질겅, 예. 7000원 나왔네요. 질겅, 질겅, 와, 이거 단 물이 계속 나오네요?”



지갑에서 만원짜리 하나를 꺼내 기사에게 건 낸다.

그리고 거스름돈을 받은 후 문을 열었다.



“아 참, 그 껌 삼키지는 마세요.”



“예? 왜요?”



“처음 껌을 준 사람이 그러더라고요. 삼키면 안 된다고.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허허허. 알겠습니다. 그러죠 뭐. 감사합니다, 손님~.”



반응이 그저 그렇다.

오주임처럼 씹다가 삼킬 게 눈에 훤했다.

어쨌든 택시는 제 갈 길로 갔고, 나 또한 몸을 움직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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