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소설][펌] 껌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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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소설][펌] 껌 (3편)

8 갱킹 0 3,013 2020.04.02 15:04




아내가 재 놓은 안심 고기를 이용해 돈까스를 만들었다.

슈퍼에서 사 온 빵가루를 묻히고, 식용유로 잘 둘러놓은 프라이팬에 고기를 튀긴다.

튀겨지는 동안 다지기를 이용해 참깨를 갈았다.

고소한 냄새가 풍겨온다.

소스는 아내가 미리 만들어 놓은 것을 꺼냈고, 밑반찬은 간소하게 차렸다.

방울토마토와, 양배추, 오이 등이 담긴 셀러드를 가운데에 놓고,

김치와 오이지를 작은 접시에 담아 양 옆에 두었다.

자, 이것으로 셋팅은 끝났다.

이제 튀겨진 고기를 접시에 담아 오는 일만 남았다.



......



......



-따르르르릉



-따르르르릉, 딸칵



“여보세요?”



-아 자기 집에 들어왔어?



“응, 지금 밥 먹는 중이야. 고기 잘 재 놨네. 맛있어.”



-신경 좀 썼지. 나 지금 막 동창들 만났어. 늦지 않게 들어갈게.



“그래, 모처럼이니까 재밌게 놀다 와. 은비 때문에 안 불편해?”



-은비 지금 잠들었어. 식사 나오면 깨워야지. 동창들이 귀엽다고 좋아하네.



“역시 우리 딸은 어딜 가도 환영을 받네. 알았어. 끝날 때 쯤 전화 해. 끊어~.”



-딸칵



......



......



한 손으로 핸드폰을 꼭 쥐고, 나머지 손으로 리모콘을 이용 해 티비 채널을 돌린다.

마침 푸드 채널에서는 태국 고추를 이용한 놀랍도록 매운 요리가 소개 되고 있었다.

열시가 넘으면서 부쩍 시계를 쳐다보는 횟수가 늘어났다.

지금도 시계를 쳐다보며 10시 15분인 것을 확인했다.

방금 전에 입에 넣은 껌에서 씹는 족족 넘치도록 단물이 흘러나온다.

이제 껌은 네 개 밖에 남지 않았다.



......



......



-여보세요? 자기야 나야. 미안해. 많이 늦었지? 응. 어 아니. 동창 중에 한 명이 갑자기 밥을 먹다가 쓰러

져서 지금 응급실에 와 있어. 응? 어 어. 은비는 옆에서 자고 있어. 자기 먼저 자. 어. 동창들 아무도 집

에 안 갔는데 혼자만 집에 간다 그러기가 좀 뭐 해서. 그래도 이따가 슬쩍 먼저 나오려고. 아무래도 은비

도 있으니까. 어 어. 아 무슨 떡 종류를 먹다가 식도에 걸린 것 같아. 얘가 조금 급하게 먹는 버릇이 있거

든. 아휴. 걱정이야. 응. 그렇게 됐으니까 계속 기다리지 말고 시간 늦으면 먼저 자라고. 응. 사랑해 자기

야~



......



......



잠을 자려고 침대에 누웠다.

벽에 걸린 시계의 작은 바늘이 숫자 12를 약간 넘기고 있었다.

아내는 어떻게 빠져 나오겠다더니만 쉽지 않은 모양이었다.

나 밖에 없는 집은 상당히 조용했다.

일정의 소음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는다.

적막하고 쓸쓸한 기분에 도무지 잠이 오질 않았기 때문이다.

탁상위에 있는 라디오를 켰다.



-치익, 치익 네 김....기자. 거...치익, 치익



뉴스가 나오는 모양이었다.

맑은 소리를 듣기 위해 천천히 주파수를 조절해 본다.



-치익. 네, 부산 해운대구에서 신종 마약 사범이 잡혔다는 속보입니다. 이 들은 특이하게도 껌을 통해 마약
을 판매하려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껌 얘기였다.

왠지 귀가 솔깃해지는 뉴스였다.



-껌을 씹으면 마약 성분이 흘러나와 우리 몸의 중추신경으로 퍼지고, 이내 다른 마약과 같은 증세를 보이
게 된다고 합니다. 이번 같이 껌을 매개로 해서 마약이 등장한 것은 처음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일반인들
까지 마약의 마수에 걸려들 수가 있으니 국가적으로 대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마약이 함유된 껌.

그러니까 마약 껌이 나타났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내가 씹고 있는 껌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사람을 매료시키는 껌은 본 적이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마약을 할 때 처럼 환각이나 환정이 생기진 않았다.

대신에 씹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때는 있다.

그런 의미에서 마약이라기보다 담배에 가까웠다.

뭐, 담배도 마약의 한 종류라면 종류겠지만.

그리고 라디오에서 나오는 껌의 근원지는 부산이지만, 내가 가진 껌은 강원도였다.

그러니 이쯤에서 대충 합리화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어쨌건 뉴스는 내가 잠드는데 도움을 줄 것 같지 않았다.

다시 주파수를 다른 곳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익숙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주파수에서 손을 멈춘다.

감수성이 풍부했던 때, 푹 빠져 지냈던 빌리홀리데이의 슬픈 재즈였다.

마음이 편해진다.

그리고 조금씩 잠에 빠지기 시작했다.

껌을 뱉는 것도 잊은 채.



......



......



“커억, 컥, 컥.”



잠에서 깨어났다.

목구멍에 뭐가 걸린 느낌이 나 헛기침이 계속 나온다.



“커억, 퉤.”



껌이었다.

뱉지 않고 자는 바람에 목에 걸렸던 모양이었다.

가까스로 뱉어낸 후에도 몇 번 더 기침을 한다.

눈물이 찔끔 나왔다.

그래도 삼키진 않았으니 다행이다.

잠시 머리를 긁적이며 시계를 확인한다.

5시 40분.

조금 일찍 일어났지만 다시 잠을 청하기도 애매한 시각이었다.

아내는 여전히 없었다.

외박까지 할 줄은 몰랐기에 마음이 불편했다.

핸드폰을 열어보니 아내에게서 문자가 와 있었다.



[자기야, 자는 중일 것 같아서 문자로 보내. 동창이 결국엔 죽고 말았어. 이제 막 가족들 불렀고, 오는데
조금 시간이 걸린다네? 모처럼 만난 자리에서 일어난 일이라 다 들 슬픔이 커. 그래서 나도 아침까지는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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