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소설[펌] 입시지옥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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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소설[펌] 입시지옥 (1편)

8 갱킹 0 3,016 2020.04.01 16:48




무거운 정적 속에서 '사각'거리는 샤프 소리만이 교실을 울렸다.

학생들의 수는 어림잡아 백여명은 되어 보였고, 뿜어져 나오는 열기에 주변 공기가 후끈 달아 올랐다.

그들이 앉아있는 의자에는 기괴한 모양의 구멍들이 뚫려 있엇고, 책상은 섬뜩한 붉은색으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학생들은 눈을 부릅뜨고 손가락만 움직여 댔는데, 모두가 극도로 집중된 상태였다.

"째깍째깍"

칠판위에 붙은 대형시계의 바늘이 점점 정각으로 치닫자,

학생들의 숨소리 또한 거칠어져 갔다.

재빨리 고개를 들어 시계를 바라 본 민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안돼... 아직 반도 못 적었는데..'

시간은 정각까지 불과 2분도 남지 않은 상태였고, 민수의 눈에선 눈물이 줄줄 흘렀다.

사정은 다른 아이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모두가 얼굴에 공포심이 어렸고, 필사적으로 손가락을 움직여댔다.

- 종료 되었습니다 -

스피커에서 나직한 음성이 흐르자 학생들이 헛바람을 터트렸다.

"지이잉, 철컥"

의자에 뚫린 구멍에서 벨트가 밀려 나왔다.

나온 벨트는 학생들의 전신을 단단히 옭아매기 시작했다.

"흐...흑"

"흑.."

여기저기서 울음이 터졌고, 조여오는 공포에 몸을 덜덜 떨어댔다.

작성된 답안지가 책상위에 연결된 기계속으로 빨려가자, 스피커에서 음성이 흘러나왔다.

- 하나 -

- 둘 -

- 셋 -

건조한 기계음이 셋을 세자 학생들의 벨트가 풀어졌다.

"살..살았다"

"오, 맙소사"

"하..하나님, 감사합니다"

자유로워진 학생들이 허겁지겁 교실을 빠져나갔다.

"아아.."

하지만 한명의 벨트는 풀리지 않았고, 그는 절망감에 고개를 떨궜다.

- 꼴찌는 김민수 군입니다 -

스피커에서 예의 그 건조한 음성이 터져 나왔다.

- 벌칙은 '빨간마스크' 입니다 -

민수의 책상이 천천히 아래로 꺼져갔다.

민수는 두눈을 꼭 감은 채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두둥"

책상이 지하로 완전히 내려오자 누군가 서 있었다.

"학...하악."

민수의 숨소리가 매우 격렬해졌다.

"시작해볼까"

민수의 눈이 떠지고, 한 여자가 시선에 들어왔다.

반쯤 벗겨진 머리의 여자는 붉은색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사..살려.."

"죽이지 않아, 약간의 벌칙만 가할꺼야"

여자의 손에 쥐어진 공업용 가위가 번쩍 들렸다.

"으아아악"

"서걱"

가위가 민수의 입 양옆을 썩뚝썩뚝 잘랐다.

"으..어..어"

다량의 피가 샘물처럼 솟았고, 민수의 몸이 경련을 일으켰다.

"서걱 서걱"

가위는 귀 근처까지 들어간 뒤에야 비로소 멈추었다.

"큭..꾸루룩"

피가 목구멍으로 흘러내려 민수가 헛구역질을 해댔다.

"아직 한쪽이 남았어"

가위가 반대편 입을 향해 천천히 벌어졌다.





부리나케 자신의 방으로 뛰어 온 준석은 재빨리 방문을 잠궜다.

그리곤 곧바로 책상에 앉아 책을 펼쳤다.

"스슥"

미친듯이 영어 단어를 적어가던 준석이 샤프를 집어 던졌다.

'씨X, 더 이상은 못하겠어'

뒤틀린 표정의 준석이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았다.



'그래, 그 새끼만 아니었어도..'

준석은 여느때처럼 자율학습을 마치고 학원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시계는 밤 11시를 가리켰지만, 잠을 자려면 한참을 더 공부해야만 했다.

준석의 나이 열여덟...

일주일 뒤 시작될 겨울방학만 지나면 드디어 고3이 된다.

고3에 대한 전설 같은 얘기는 오래 전부터 들어왔다.

공부하는 기계, 지옥의 맛보기 등등 온갖 수식어가 준석을 압박했다.

"일년만 참아라"

"이제 일년 남았다, 조금만 더 하거라"

학교에서, 집에서 매일 같이 듣는 말이었다.

'일년? 웃기고 있네.. 그 소리는 몇 년 째 듣고 있다구."

'고1은 기초라서 중요하고, 고2는 예비고3 이라서 중요하고, 고3은 완전 미친.....'

준석은 보이지 않는 누군가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

"어어, 준석아"

준석이 학원건물로 들어서려는 순간 누군가가 불렀다.

"어라, 니가 여긴 웬일이냐?"

준석의 초등학교 동창인 경호가 주머니에서 종이를 꺼냈다.

"읽어봐"

"......."

준석은 갑자기 나타난 경호가 어리둥절했고, 그가 종이를 내밀자 더욱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뭐야, 갑자기.."

준석이 종이를 펴자 광고 전단지가 나타났다.

"대X학원 겨울 캠프...?"

"그래, 그거 때문에 지금 온통 난리야"

준석이 읽어 본 광고물은 흔히 접하는 합숙학원 전단지였다.

"나보고 여기 가자고?"

"응, 같이 가자"

"싫어, 뭐하러 그까지 가냐.. 난 그냥 학원 다닐래"

경호가 빙글 웃으며 손으로 전단지 한쪽을 가리켰다.

"여기봐봐, 가격 나와있지?"

준석이 자세히 보자 학원의 수강료가 적혀 있었다."

"천만원?"

"그래, 천만원이야"

"미친놈들이군.."

"어머니께 보여드려봐, 틀림없이 승낙하실거야"

준석이 비웃으며 말했다.

"돈이 썩어서 주체를 못하지 않는 이상, 이런 데를 보내겠냐"

"글쎄, 일단 보여 주기나 해봐"

"미친놈"



준석은 다음날 엄마한테 던지듯 종이를 건넸다.

"읽어나 봐봐, 나 원 참 어이가 없어서리.."

며칠이 지났고 준석은 그 일을 까맣게 잊었다.


방학식을 하루 앞둔 날, 신발을 신던 준석에게 엄마가 다가왔다.

"너 거기 가라"

"응?"

[이 게시물은 위벨님에 의해 2021-06-08 16:03:44 커뮤니티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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